공시지가라는 말이 예전처럼 관련 업종 종사자나 전문가들만 쓰는 용어는 더 이상 아니게 되었지만, 실생활에서 오용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공시지가(공시가격)의 뜻, 종류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방송을 듣던 중 경제, 부동산에 꽤 조예가 깊은 출연자가 '아파트 공시지가'라는 용어를 써서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공시지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자면 공시되는 지가(=땅값) 로 "땅"에 대해 외부에 발표되는 가격입니다. 공시지가 와 대비되는 가격의 종류로 주택공시가격, 공동주택공시가격 도 매년 발표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토교통부에서 공시가격 관련한 예산이 약 2천억 원이 넘는다고 하니 생각하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상당히 많은 예산을 각종 공시가격 관련하여 할애하고 있습니다.
표준지란? (표준지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의 차이)
앞에서 공시지가는 "땅" 에 대한 공시가격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공시지가도 표준지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로 나뉩니다. 이 중 보다 중요한 것은 표준지 공시지가인데요, 여러 면에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시지가의 의미에 가장 부합한다고 할 수 있고 개별공시지가의 기준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0만 필지(토지를 세는 단위) 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중 약 1.5%인 56만 필지의 표본을 선정해서 이를 표준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표본을 선정할 때는 선정된 표본 토지가 선정되지 않은 다른 토지들을 대표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1개 토지당 70개를 대표해야 할 것인데, 이렇게 표본을 선정하는 일반적인 이유는 아마도 예산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표준지공시지가의 기준일, 공시일
이렇게 전체 토지 중 약 1.5% 에 선정된 표준지에 대해서 매년 1월 1일의 가격을 발표하게 되는데요, 발표되는 시점은 매년 2월 말 경입니다. 표준지가 50만 필지 이상 되다 보니 1월 1일 자로 가격을 매기더라도 여러 가지 행정작업도 해야 할 것이고, 땅 주인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하다 보니 약 2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쯤 되면 뉴스나 각종 매체에서 가장 비싼 땅에 서울 어디이다 하고 하루 이틀 정도 떠들썩하다가 쏙 들어가는 현상을 매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23년 전국에서 제일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명동8길 52로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이 입점한 건물이며, ㎡당 1.7억 (평당 약 5.5억)으로 작년보다 약 8% 하락하였음에도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