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 제한표면이란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해 비행장 주변에 장애물(항공기의 안전운항을 방해하는 지형 · 지물 등)의 설치 등이 제한되는 표면'을 의미하며 최근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 위치한 입주예정아파트와 관련해서 이 문제로 입주가 연기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세 뼘' 고도제한 김포아파트, 결국 재시공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399 가구 규모 아파트가 총 8개 동 중 7개 동이 관련법상 제한 높이인 57.86미터 보다 63cm~69cm 높게 건설되어 사업계획승인 조건이었던 고도제한을 어기는 바람에 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언론에 따르면 결국 시공사에서 소송이 아닌 재시공을 결정하였으며, 약 2개월이 소요되어 다행히도 마무리가 되는 듯합니다. (다행이라는 말은 소송으로 가게 되면 시간만 소요될 것이고 결국 누구도 이득을 볼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입주예정일은 2024년 1월 12일이었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장애물 제한표면이란?
장애물 제한표면의 의미
공항시설법에 따라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해 비행장 주변에 장애물(항공기의 안전운항을 방해하는 지형 · 지물 등)의 설치 등이 제한되는 표면'을 의미하며, "누구든지" 제한표면의 높이 이상의 건축물 등을 설치, 재배치,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항시설법 제34조)
법에 '누구든지'라고 들어가면 굉장히 무시무시합니다. 헌법 제12조에 누구든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고 되어 있거나, 생명윤리 관련법에 인간복제 금지를 규정하면서 누구든지..라고 사용하는 등 아주 중요한 경우에 누구든지 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장애물 제한표면의 종류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별표 2)
항공 관련해서는 굉장히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면 관련 법을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해당 법령에서는 비행장이 어떤 어떤 구성요소로 되어 있고, 비행기가 오르고 내리기 위한 동선을 고려해서 주변의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번 김포시 아파트와 관련된 부분은 장애물 제한표면 중 '수평표면'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왜 57.86미터 인가?
수평표면은 비행장 및 그 주변의 위쪽에 수평한 평면을 의미하고, 높이는 활주로로부터 45미터의 높이이고 범위는 활주로를 기준으로 반경 4천 미터(4km)의 범위라고 합니다. (공항시설법 시행규칙 별표 2)
그런데 김포공항의 활주로가 해발 12.86미터 이기 때문에 반경 4km 이내에서는 57.86미터 (활주로 높이 + 수평표면 높이) 이상은 "누구든지" 건축물을 설치할 수 없게 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슈가 된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의 경우 김포공항과 가깝기 때문에 반경 4km 안에 포함이 되어 57.86미터 이상은 건축할 수 없게끔 김포시에서 조건을 건 것으로 생각됩니다.
고도제한은 완화될 수 있는지
공항 주변 고도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는 예전부터 있어왔고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도 명백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본부를 방문해 공항 주변 고도제한과 관련한 국제 기준을 개정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국제기준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
결론 (당연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
속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살다 보니 작은 부주의 들이 모이고 모여 이런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일을 가끔 보게 됩니다. 쉽지 않겠지만 매 순간마다 내 역할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